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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크레더블 인디아 - (2) 지참금을 보면 인도사회를 안다

    기사입력 2012-06-10 11:13:58 | 최종수정 2012-06-10 11:13:58
    스마트폰 게임의 절대강자로 꼽히는 ‘앵그리 버드(Angry Bird)’. 돼지에게 알을 빼앗긴 새들이 스스로 새총에 몸을 싣고 날아가 돼지 진영을 쳐부수는 게임이다. 돼지 무리가 풍비박산이 날 때 주는 통쾌함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신랑을 향해 물건을 집어 던져 맞추는 ‘앵그리 브라이드(Angry Bride)’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다. 여기에는 힌두교 여신 ‘두르가(Durga, 가깝게 하기 두려운 여신)’와 비슷하게 여러 개의 팔을 가진 여성이 등장한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프라이팬, 밀대, 술병, 과일, 빗, 하이힐, 냄비 등을 쥐고 있다. 이러한 물건을 던져 게임의 신랑 후보감을 맞추면 점수가 올라간다. 여인 밑에는 “여성은 당신들이 필요로 하는 힘, 보살핌, 사랑 등을 모두 줄 수 있다. 단 지참금은 안 된다(A woman will give you Strength, Care & all the Love you need… Not Dowry)”라고 쓰여 있다.

    인도 사회의 전통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사례가 결혼과 지참금(Dowry)이다. 대다수 인도 부모들은 아직 매파를 통한 중매결혼을 선호하고 여기에서는 종교, 카스트(혈통), 궁합, 돈, 교육수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문 주말판에는 몇 페이지에 걸쳐 신랑과 신부를 구한다는 광고가 실린다. 결혼 적령은 대략 남성이 21~25세, 여성이 18~21세이지만 최근에 일하는 여성이 늘면서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결혼 과정에서 신부가 시댁에 줘야 하는 지참금은 인도인이 주요 직업과 상대방의 수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딸이 셋이면 왕도 망한다’는 속담도 있고, ‘지참금 살해’, ‘신부 불태우기’란 관용어가 쓰이며, 지참금을 가져오지 못한 신부를 남편이나 시어머니가 살해한 후 “부엌에서 불이 나서 죽었다”고 둘러대는 경우도 많다. 혼기가 닥친 젊은 여성들이 지참금 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거나 장기를 매매하는 일도 있다. 지참금 요구나 지참금으로 인한 폭력과 살해는 당연히 불법이지만, ‘나쁜 전통’은 여전히 뿌리가 깊다.

    브라민 신분인 슈크라 씨(51세)는 “공무원·의사·엔지니어 등이 선호되고, 운전기사·식당종업원·농부 등은 선호도가 낮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카스트에서 상위계층인 브라민, 크샤트리아, 바이샤 등의 지참금을 소개했다. 대화 도중에 “나는 지금도 남자가 없이 자매만 있는 처가집에서 다우리(지참금)를 받는다. 그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다우리를 받는 인도 남성의 보수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무원 직업에서 고시합격생 출신인 중앙 공무원은 7~10만 달러, 중간 계층 공무원과 군장교는 2만 5,000~5만 달러, 지방공무원과 경찰 군인 등은 1~2만 달러였다. 의사는 집 있고, 인기있는 가문의 경우 7~10만 달러, 그냥 일반적인 의사는 2만 5,000~5만 달러 수준. 약사는 1~1만 5,000달러로 높지 않았다.

    변호사는 유명할 경우 7~8만 달러, 그렇지 않으면 1~1만 5,000달러였다.

    엔지니어의 경우 박사학위 소지자로 유명기업 근무 때는 10~12만 달러, 월급이 많은 회사는 5~7만 달러, 일반 기업이나 건설업체는 1만 5,000~3만 달러였다. 은행원은 매니저급이 5~7만 달러, 회계원이 1~2만 달러, 창구직원은 5,000~1만 달러 수준이다. 일반 기업의 사무직이나 공장 근로자는 5,000~1만 2,000달러 내외였다.

    농부는 땅이 많을 경우 높았지만 그저 살기 괜찮은 정도는 2,500~5,000달러 수준이었고, 식당종업원은 1,000~3,000달러다. 운전기사의 경우 정부나 외국 대사관 소속은 5,000~8,000달러, 일반 기업은 2,500~3,500달러, 일반 자가용과 트럭은 1,500~2,000달러, 델리시내 오토릭샤는 2,000달러 내외의 지참금을 받을 수 있다.

    슈크라 씨는 “과거에는 신분이 중요했지만 요즘은 직업, 수입, 생활수준, 자동차 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신분의 차이도 무시하지 못한다. 하위계층인 수드라의 지참금은 같은 직업일지라도 상위계층에 비해 20%, 불가촉천민은 상위계층과 비교할 때 30%가량 할인하는 수준의 지참금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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