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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만물상` 돈키호테
    동남아 시장 첫 진출

    내달 싱가포르 1호점 오픈… "가격 파괴" 선언
    압축진열·심야영업 등 유통상식 뒤집기로 대박
    28년 연속 매출·이익 증가

    기사입력 2017-11-16 17:50:23 | 최종수정 2017-12-08 16:31:52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하러 한 번 이상은 꼭 들른다는 초대형 할인매장 '돈키호테'. '21세기 만물상'으로 불리며 일본 쇼핑의 메카로 자리잡은 돈키호테가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한다.

     일본 최대 할인유통업체인 돈키호테홀딩스(이하 돈키호테)는 다음달 1일 싱가포르에 1호점을 선보인다고 최근 밝혔다. 돈키호테는 미국 하와이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동남아 시장에 매장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호점 매장명은 '돈·돈·돈키(DON DON DONKI)'로, 싱가포르 최고 쇼핑거리인 오차드 로드(Orchard Road) 인근 서머셋 전철역과 연결된 쇼핑몰에 지하1~2층 1400㎡ 규모로 입점한다.

     돈키호테 관계자는 "현지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합작 회사를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회사가 일본에서 쌓아온 경영 노하우를 토대로 싱가포르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 가운데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는 일본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일본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미 진출해 있지만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이같은 상황에서 돈키호테가 '가격 파괴를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돈키호테 창업자인 야스다 다카오 회장은 최근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 "동남아에서 일본 상품이 비싼 게 수송비와 관세 등 추가 비용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고 신선식품 보존 기술을 개발해 항공 대신 해양 수송을 추진하는 등 상품 가격을 기존의 절반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돈키호테는 향후 싱가포르에 매장을 10~15개로 확대하고 현지기업들과 손잡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엔 태국에 진출한다. 돈키호테가 동남아 유통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日 유통업계 이단아에서 메인 플레이어로

     1989년 일본에서 1호점을 낸 돈키호테는 오랫동안 '유통업계의 이단아'로 불렸다. 디벨로퍼의 도움을 받아 상업시설을 짓고 매장을 내는 기존 유통업체들과 달리 회사가 직접 땅이나 건물을 확보하다보니 매장 규모가 제각각이어서 당시 업계의 상식인 '표준화' 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는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돈키호테만의 경쟁력이 됐다. 상권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낼 수 있었고, 땅주인을 설득해 땅을 얻어내고 건물을 짓는 노하우를 갖추게 된 것이다. 땅을 빌리기 위해 창업주까지 나서 지주에게 무릎을 꿇고 죽기살기로 사정했다는 일화도 있다. 돈키호테는 300~1000㎡(상품 수 1만~2만개)에서부터 8000~1만㎡(상품 수 6만개 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돈키호테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24시간 영업도 초기에는 역풍을 맞았다. 편의점 문화가 발달한 지금과 달리 설립 초창기에는 주민들이 매장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문제 삼는 바람에 퇴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돈키호테의 주요 매장들은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곳도 많은데, 이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이 밤 10시다. 당시 상황이 안좋다는 이유로 심야영업을 포기했다면 아시아 지역에서 지금과 같은 인지도를 얻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돈키호테는 지난달 기준 시가총액이 7261억엔(약 7조1400억원)으로 일본 편의접 업계 3위 로손(7422억엔)과 맞먹을 정도로 성장했다. 돈키호테는 오는 22일 2개의 점포를 추가해 일본 전역에 총 400개의 매장을 운영한다.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신기록을 28년째 매년 갱신하고 있다. 돈키호테는 2020년까지 매장을 5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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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 비결은 '상식 뒤집기'…"유통업은 격투기"

     일반적으로 유통업체들은 뭘 사야겠다는 목적 의식이 있는 고객에 맞춰 매장을 구성한다. 반면 돈키호테는 대충 시간을 때우려는 손님의 발을 붙잡기 위해 매장을 꾸민다. 돈키호테는 루이뷔통과 구찌 등 명품 브랜드부터 화장지 등 각종 생활용품과 화장품, 의약품, 식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테트리스'처럼 진열대에 꽉 채우고 이를 천장에 닿을 것처럼 높게 쌓는다. 돈키호테 트레이드마크인 '압축진열'이다. 곳곳에 할인 가격을 쓴 팻말을 붙이고 화려한 조명을 비추는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가미했다. 방문자들은 매장을 도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상품을 이것저것 쓸어 담게 된다.

    돈키호테의 트레이드마크인 '압축진열'. <트위터 캡처>
    ▲ 돈키호테의 트레이드마크인 '압축진열'. <트위터 캡처>


     돈키호테에서 쇼핑을 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6월 기준 323만명을 기록했다. 2015년(92만명)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관련 매출도 작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매장별로 상품 구성이 다른 것도 특징이다. 물건을 거의 비슷한 곳에 진열하는 기존 유통매장과 대비된다. 돈키호테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쇼핑 스타일과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 직원들에게 상품 조달과 가격 설정 진열 방식 등을 결정할 권한을 줬다.

     인사제도에서도 일본 특유의 연공서열을 없앴다. 국적, 학력, 근속연수 등을 모두 배제하고 철저히 현장에서 발휘한 실력으로만 평가해 승진 여부를 결정한다. '최저가'로 승부를 걸어 경쟁 업체를 퇴출시키면 '특별 훈장'을 수여한다. 회의에서는 실적 순서에 따라 자리가 배치된다. 매장을 총괄하는 지사장들은 실적이 하위 10%에 들면 좌천된다. 이런 피 말리는 경쟁체제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유통업은 격투기다. 직원들은 항상 도전하는 파이터여야 한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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