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속 한국기업

  • 이마트 20년만에 철수…악몽의 中國사업

    매장 5곳 태국에 매각
    中관영언론"베이징현대, 현대차와 합작 청산 고려"

    기사입력 2017-09-07 18:10:04 | 최종수정 2017-09-19 14: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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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가 중국 점포를 태국 기업에 매각하고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계속되는 적자에 사드 보복까지 겹치면서 진출한 지 20년 만에 중국을 떠나는 것이다. 나아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국내 기업들도 중국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는 등 속속 중국에서 밀려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중국 상하이 등에 위치한 매장 5곳을 태국 최대 재벌인 CP그룹에 매각한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마트와 CP그룹 간 매각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라며 "세부 사항 조율이 끝나면 다음주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CP그룹은 중국에서 슈퍼마켓 브랜드 '로터스'를 운영 중이다. 상하이(15개)와 광둥(30개)을 비롯해 베이징, 장쑤, 산둥 등 중국 동남부 지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CP그룹이 인수하는 이마트 매장도 로터스 매장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의 중국 대륙 진출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2월 중국 상하이 소재 취양점을 처음 개장한 이마트는 당시 대한민국 토종 대형마트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단독 점포를 냈다.

    중국 점포를 한때 26개까지 늘렸지만 입지 선정과 현지화 실패 등이 거듭되면서 2011년 11개의 점포를 일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해 현재 6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6개 매장 중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등 5개 점포가 이번에 CP그룹에 매각된다. 나머지 1개 점포인 화차오점은 다른 방식으로 매각될 예정이다.

    이렇게 6개 점포가 모두 팔리면 이마트는 올해 안에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이마트가 중국 마트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만 2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사드 보복으로 현대자동차 중국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가 지난 6일 베이징현대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의 합자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관영매체를 동원해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 흔들기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대차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 국영기업인 베이징기차와 50대50 합자회사로 세워졌다. 최근 사드 사태 이후 판매 부진으로 수익이 줄자 베이징기차 측은 납품업체를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현대차에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2년 설립 이후 조금씩 불거진 갈등이 이번 사드 사태로 인해 표면화된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베이징기차가 베이징현대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일선·이승훈·이유진 기자]



    휴대폰·車·화장품…중국서 썰물처럼 사라지는 '韓國産'

    사드보복 반한감정에 中기업 경쟁력 향상 겹쳐
    삼성휴대폰 판매 9위 추락, 차부품 수출은 58%나 줄어
    전기차 배터리보복 장기화…SK이노 공장 8개월째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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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 정부 초청으로 현지 5개 도시를 방문했던 국내 대기업 사장 A씨. 그는 이번 7박8일 출장 동안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추락한 위상을 적나라하게 목격하면서 충격을 받았다. 최근 매년 7~8차례 중국을 방문했던 그였지만 "(중국 내) 변화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한국 제조업에는 심각한 위기 경고음으로 들렸다는 설명이다.

    A사장은 중국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는 한국 스마트폰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정부 고위층이나 국영기업 사장 등 지도층의 휴대폰은 100% 삼성전자였는데, 이제는 3분의 2 이상이 화웨이를,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오포 아니면 비보를 들고 다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들이 가격은 절반 정도로 싸면서도 한국 제품과 비교할 때 성능에 있어선 크게 불편함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산 제품에서만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중국 제품 점유율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LG전자는 중국에서 휴대폰 사업을 포기한 듯하다. 서비스센터까지 다 문을 닫았더라"며 "아무리 어려워도 전 세계 휴대폰 시장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에서 진짜 이대로 가도 되는 것인지 내가 걱정될 정도"라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LG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판매는 매장에선 철수한 지 2년 가까이 됐고, 현재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의 판매 통계에서도 사라진 지 오래됐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시장 1~2위를 다퉜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오포, 화웨이 같은 중국 토종 브랜드의 공세와 사드 보복에 따른 혐한 정서까지 겹치면서 최근에는 9위로 밀려났다. 시장점유율이 3% 밑으로 추락해 이대로 가다간 중국시장 존립 기반이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최근 판매량이 반 토막 난 현대차는 더욱 심각하다. A사장은 "현대차도 정말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몇 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회사가 일본의 도요타인 것 같다. 단순히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때문이 아니라 제품력에서도 밀려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염려했다.

    웬만한 기술은 한국을 따라잡았고, 한국이 우위를 보였던 분야에서도 중국이 하나둘씩 추월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존재감은 갈수록 추락하는 분위기다.

    국내 가전업체의 한 임원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을 버릴 수도 없지만, 갈수록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가전제품들마저 중국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대놓고 한국 제품을 베끼고 있는데, 중국 정부의 방관 속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임원은 "사드 보복이 최근 중국 내 한국 기업 위상을 급격하게 무너뜨리는 하나의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며 "한국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어설픈 사드 대응이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의 분노를 더욱 일으킨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유럽의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들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해 나름의 시장을 만들어놓고 공략하고 있지만, 한국은 사드 보복에 따른 혐한 분위기에 밀려 마케팅 활동마저 위축된 상황이다.

    배터리산업은 중국에서 대표적으로 보복을 당하고 있는 한국 제조업이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은 중국에 투자했다가 전전긍긍하며 분위기가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한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현지 배터리 생산법인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 공장 가동을 올해 초 중단했다. 이미 8개월째지만 재가동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며 "주요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가 있는 유럽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간 수출입 교역과 투자도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지난 3월 204억달러까지 증가했던 교역액은 7월에 185억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수출 품목은 자동차부품이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지난해 7월보다 대중 수출이 58% 급감했다.

    대중국 투자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집계하는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중 투자건수와 투자금액은 765건·10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829건·15억4000만달러)보다 금액 기준으로 31% 급감했다.

    [송성훈·문지웅 기자]



    베이징현대 韓협력업체 솎아내기…中, 언론 동원 치졸한 협박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부당한 이익 보고있다" 주장
    현대차 "모두 적자"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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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합자 형태로 2002년 설립 이후 15년간 사업이 진행됐던 베이징현대가 삐걱거리고 있다. 중국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판매가 급감하고 수익이 떨어지자 합자회사 양측인 베이징기차와 현대차의 해묵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가 '합자법인 청산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관영매체를 통해 여론을 떠보면서 현대차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치졸한 행태로 해석된다.

    이번 보도의 핵심은 수익을 둘러싼 논란이다. 판매량이 줄어도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납품 단가가 싼 중국 협력업체들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베이징기차의 주장이다. 반면 현대차는 품질 문제가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보도에서는 현대차가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에 비싼 단가로 부품 공급을 몰아주면서 현대차 측이 베이징현대가 얻어야 할 수익을 가로채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중국법인은 모두 2분기 손실이 1분기 이익보다 커져서 상반기에 적자로 전환했다"며 "현대차 계열사들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기차 측은 두 회사의 지분이 50대 50인데도 현대차가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사장(총경리)은 양측을 대표해서 각각 1명씩이지만 부사장은 9명 중 8명이 현대차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베이징현대의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도 재무 쪽을 틀어쥔 베이징기차 쪽이 협력업체에 납품대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공장 가동이 간헐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협력사들의 납품대금이 평균 2개월씩 밀려 있다"며 "한국계는 덜하지만 외국계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여기에 항의해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베이징기차가 납품대금을 최대 25%씩 후려치고 있어 일부 협력업체들은 중국 철수까지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현대차는 지난주 중국법인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중국 매체들은 "사드로 인한 정치적 요인 외에도 토종업체들의 가격경쟁력과 SUV 위주 시장 재편 등으로 인해 현대차가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내 상반기 판매대수는 30만대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감했다. 지난해까지 5~6위권을 유지하던 판매순위는 현재 15위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베이징/박만원 특파원·서울 이승훈 기자]



    中롯데마트 피해 연내 1조 넘을듯

    오리온 매출 42% 급감, 식품업체도 전방위 타격

    중국이 사드 보복 이후 국내 유통업계의 가장 큰 리스크로 부상했다. 과거 중국시장에 의존도가 컸던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더욱이 사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유통업체들의 속앓이도 길어질 전망이다.

    중국 사업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롯데마트다.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재 99개의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중 87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문을 연 나머지 12개 매장도 불매운동으로 인해 매출이 80% 이상 줄어들었다. 롯데마트 측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지금까지 입은 피해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중국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대료와 직원들 임금(기존 임금의 70~80%)을 계속 지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롯데마트의 총피해액은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 롯데마트에 지난 3월 3600억원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 3400억원을 추가 투입했지만 사드 사태가 장기화되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식품업체도 사드 보복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 중국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나 감소했다.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들의 한국 제품 소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도 중국에 동물사료를 팔면서 현지 경쟁사들이 CJ 제품은 한국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불매를 부추기는 행태로 인해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컸던 화장품 업계는 동남아, 미주 등으로 대체 시장을 개척하며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이달 중 이니스프리 미국 진출, 설화수 프랑스 진출이 예정돼 있으며 연말에는 에뛰드하우스를 두바이에 입점시킨다. 2020년까지 말레이시아에 동남아 지역 공략을 위한 생산기지도 지을 예정이다.

    하지만 동남아 등 '대체재' 국가들이 중국인 고객의 빈자리를 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병호·손일선·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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