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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U, 국내 편의점 최초로 해외 진출

    이란 엔텍합그룹과 계약…리스크 줄이고 로열티 수입
    중동-동남아 진출 교두보

    기사입력 2017-07-14 16:47:34 | 최종수정 2017-07-25 10:53:40
    BGF리테일이 14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란 "엔텍합 투자그룹"과 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아미르 골라이피 신설법인 최고경영자, 박재구 BGF리테일 사장, 알리아스가르 카탐사잔 엔텍합 투자그룹 자산운용본부장, 홍정국 BGF리테일 전략혁신부문장. [사진 제공=BGF리테일]
    ▲ BGF리테일이 14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란 "엔텍합 투자그룹"과 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아미르 골라이피 신설법인 최고경영자, 박재구 BGF리테일 사장, 알리아스가르 카탐사잔 엔텍합 투자그룹 자산운용본부장, 홍정국 BGF리테일 전략혁신부문장. [사진 제공=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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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가 국내 편의점 업계 중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다. 해외에서도 CU 매장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BGF리테일은 14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란의 '엔텍합 투자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업계 최초로 이란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최초로 이뤄진 해외 시장 진출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과거 로열티를 지불하고 해외 브랜드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지(Franchisee)였던 국내 편의점이 브랜드 독립 후 프랜차이저(Franchisor)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CU는 1990년 10월 일본 브랜드인 '훼미리마트'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들여왔고, 2012년에 국내 브랜드로 독립했다.

    편의점이 국내에 처음 들어선 것은 1989년으로, 당시 미국 사우스랜드로부터 국내 사업권을 인수한 코리아제록스가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1974년 도쿄에 세븐일레븐 1호점이 생겼는데, 이보다 15년이나 늦은 셈이다.

    이처럼 일본보다 10여 년 늦게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국내 업계가 토종 브랜드를 내세워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가시적인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또한 BGF리테일은 계약과 동시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가맹비로 300만유로(약 40억원)의 수입도 얻게 됐다. BGF리테일은 이란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지 리스크와 투자비 부담 등은 최소화하면서도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선택했다. 이 방식은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저의 시스템과 역량이 높을 때 택하는 계약 형태다. 프랜차이저는 브랜드, 시스템, 노하우를 제공해 안정적으로 로열티를 받고 현지의 운영 회사인 프랜차이지는 투자와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파트너사로 선정된 '엔텍합 투자그룹'은 이란 현지 기업 중 최대 규모의 가전 제조·유통 회사로 한국과는 약 20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거래하는 등 한국 문화와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진출하는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를 기록할 만큼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아시아와 중동, 유럽 대륙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거점 지역으로 인구 약 8000만명을 보유한 중동 최대 시장이다. 또한 2016년 1인당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1만8100달러로 동남아시아 대표 신흥 시장인 베트남(6400달러)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엔텍합 투자그룹 관계자는 "한류 영향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며 "이란은 편의점이라는 유통 채널이 전무한 곳인 만큼 2020년 300여 개, 2022년까지 1000여 개 매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이란 시장을 교두보로 삼아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 등 신흥 국가로 진출하는 것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이들 국가에서 확보한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우수 중소기업 수출 확대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CU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4년 3조3031억원이던 BGF리테일의 매출은 지난해 4조9413억원으로 급증하고, 점포 수도 8408개에서 1만857개(2016년 말 기준)로 늘었다.

    BGF리테일 박재구 사장은 "이번 해외 진출은 글로벌 무대에서 CU의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국내 시장은 현재와 같이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동시에 해외 시장을 개척하여 글로벌 편의점 기업으로 성장하는 노력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CU의 해외 진출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약 40여 년 만에 22만개 가맹점, 5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히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국세청 등 감독당국이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각종 규제 관련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진출은 어려움에 빠진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돌파구 중 하나라는 평가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과 해외에서 BGF가 멋진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머지않은 시기에 반도체, 자동차처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수출품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나오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손일선·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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