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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 新남방금융 전략

    KB, 인도차이나 영업집중
    신한, 현지금융사 인수합병
    하나, 한국기업과 동반진출
    우리, 동남아 지점수 확대

    기사입력 2018-03-11 19:10:37 | 최종수정 2018-03-13 20:11:34
    정부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신(新)남방정책' 기치를 내건 뒤 금융권도 이 같은 정책 기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앞으로도 동남아 국가 방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금융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동남아 국가는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제조업에 비해 금융산업 성장세는 더딘 편이어서 한국 금융사들이 영업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 또 한국이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 금리가 높고 예대마진이 큰 편이어서 한국 금융사들의 현지 영업 환경이 미국 중국 등에 비해 훨씬 양호하다.

     KB금융지주는 '인도차이나 집중 전략'을 택했다.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국가지만 경제발전 단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 접근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KB금융지주는 산업과 금융이 발달한 베트남에서는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하고 금융업 발전 초기인 캄보디아에서는 소매금융에 치중하고 있다. 금융업이 이제 태동 단계인 라오스에서는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을 동원해 자동차 리스 금융을 전개하고 마이크로 파이낸싱 등에 힘을 쏟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베트남 마리타임증권을 자회사로 인수했다. KB국민카드 역시 베트남 현지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이 계열사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는 체제다. 자체 역량 강화와 인수·합병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 전략의 일환으로 최근 인도네시아 소비자 금융회사인 PT BFI 파이낸스 인도네시아의 지분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현재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입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2016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을 때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해 신한인도네시아뱅크를 설립했으며, 베트남에서도 현지 ANZ은행의 소매금융을 인수해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전례가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중견·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아세안지역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금융을 제공하는 한편 현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기업에 해외 진출 상담, 업무 프로세스 컨설팅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밖에 해외투자지원반을 만들어 각종 현지 금융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동남아 진출 핵심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보기술(IT) 전문법인을 설립해 기술 유망 핀테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T와 접목된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 e채널 선도은행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물량 공세로 맞선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301개의 해외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 중 238개 점포가 동남아에 집중돼 있다. 글로벌 진출 핵심 거점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에서는 '유기적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점을 늘려 현지 고객들과 대면 거래를 강화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또 한국의 부동산 담보대출, 우량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인도영업본부의 법인 전환과 현지 리테일 영업을 추진할 수 있는 중형 여신전문금융사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이 작업이 끝나면 동남아와 인도를 모두 아우르는 거대한 '금융벨트'가 완성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 금융사들이 동남아 시장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대마진만 챙기는 사업 구조로는 이미지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수익은 안 나더라도 서민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을 만드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각 금융사는 이를 위해 의료·교육, 공공임대주택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 투자를 늘리고 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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