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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대표 사이공 맥주, 타이 베버리지 품에 안겼다

    타이 최대 주류업체 타이 베버리지, 사베코 지분 48억5천만 달러에 인수
    베트남 맥주 시장 최근 5년간 1.5배 성장…`아시아 마지막 맥주 樂園`

    기사입력 2017-12-19 23:50:03 | 최종수정 2017-12-31 22:16:58
     베트남을 대표하는 맥주회사 사베코(SABECO)가 태국 주류업체인 타이 베버리지 품에 안겼다.

     19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전날 '사이공 맥주'를 생산하는 사베코 지분 53.59%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태국 최대 주류업체인 타이 베버리지(Thai Beverage) 베트남 자회사가 48억5000만 달러(약 5조5500억원)에 인수했다.

     사베코는 베트남 최대 맥주회사로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한다. 베트남 정부는 정부 재정을 확보하고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맥주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커서 전세계 주류 업체들이 사베코의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사베코의 지분 5% 가량을 보유한 하이네켄(네덜란드)를 비롯해 앤하이저부시 인베브(벨기에), 일본 기린맥주 등이 사베코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했지만 실제 입찰엔 참가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싼 가격과 회사의 불투명한 경영구조가 걸림돌로 작용해 일본과 유럽 주류 업체들이 인수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반면 태국의 국민 맥주인 창(Chang beer)을 생산하고 있는 타이 베버리지는 정반대로 접근했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사베코의 지분 매각을 발표했을 당시 이 기업의 몸값은 18억 달러(약 2조205억원)으로 추정됐다. 타이 베버리지는 이번에 사베코를 사들이기 위해 2.5배 이상 비싼 가격을 써낸 셈이다.

     타이 베버리지에 사베코 인수는 큰 기회다. 최근 고령화와 규제 강화 등으로 태국 맥주 시장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르자 해외업체 인수합병(M&A)을 통한 새 시장 개척에 나선 가운데 가장 주목하는 곳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어서다. 타파나 시리와타나팍디 타이 베버리지 최고경영자도 "향후 사업지로 아세안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도 베트남은 인구가 9300만명을 넘어선데다 평균 연령이 29세로 젊고 술을 기피하는 이슬람 신자가 거의 없어 맥주에 대한 수요가 많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맥주 소비량이 줄고 있는 중국과 일본 등과 다르다. 베트남은 전 세계 맥주 시장 가운데 9번째로 규모가 크고 아세안 중엔 최대 시장이다. 베트남의 연간 맥주 소비량은 지난 5년간 1.5배 급증해 태국의 두 배에 육박하는 400만㎘다. 주류업계에서 베트남은 '아시아에 마지막 맥주 낙원'으로 불린다.

     타이 베버리지는 베트남을 비롯해 아세안을 집중 공략해 2020년까지 자사의 해외매출 비중을 현재 30%에서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앞서 타이 베버리지는 싱가포르 최대 음료업체인 프레이저앤니브(F&N)를 사들였고, 지난 10월엔 미얀마의 증류주 업체 2곳을 인수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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