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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3대세습?…총리 형제들 발끈

    "리셴룽 아들에 물려주려 해" 주장하며 `형제의 난`으로

    기사입력 2017-06-15 17:53:06 | 최종수정 2017-06-16 16: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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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의 소득 5만달러 국가 싱가포르에서 때아닌 세습 논란으로 국가가 내홍을 겪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로 추앙받는 아버지 고 리콴유 전 총리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은 리셴룽 현 총리(65)가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국가를 물려주려 한다는 의심이 발단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리셴룽 총리의 형제들이라는 점이다. 리셴룽 총리 형제들은 "싱가포르를 떠나겠다"며 리셴룽 총리를 비난하고 있다. 3대 세습 논란이 형제의 난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4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콴유 전 총리의 차남 리셴양(60)과 장녀 리웨이링(62)은 페이스북을 통해 "리셴룽 총리가 싱가포르 정부 내에서의 본인 지위와 영향력을 악용해 개인적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를 형제로서도, 지도자로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리콴유의 가치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성명서는 총 6쪽이나 되는 분량이다. 이들 주장의 요지는 리셴룽 총리가 아버지를 우상화하는 수법으로 '리콴유 왕조'를 건설해 아들 리홍이(30)에게 권좌를 넘겨주려 한다는 것이다.

    리셴양과 리웨이링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리셴룽 총리가 아버지의 유지인 자택 철거와 관련해 계속 모호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콴유 전 총리는 자신이 우상화되는 것을 경계해 "내가 죽거든 집을 기념관으로 만들지 말고 헐어버리라"는 유언을 남겼고, 리콴유 전 총리의 부동산에 관한 신탁관리자로 지명된 차남과 장녀는 이를 받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셴룽 총리가 지난해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자택 철거는 여전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로 양측은 지난해 3월 리콴유 전 총리의 1주기 추모행사가 치러진 이후부터 계속 대립해왔다.

    리셴양과 리웨이링은 "리셴룽 총리가 본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집이 보존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한다.

    리셴양은 성명에서 "싱가포르를 떠나라는 압박을 느끼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싱가포르를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리셴룽이 내가 떠나는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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