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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중산층 해외투자 원하지만…중국에 등 돌리는 나라들

    집값 급등 등 자국민 원성 커지자 투자·이민 제한 나서

    기사입력 2018-10-15 14:03:15 | 최종수정 2018-10-15 14:03:17
    중국 부유층과 중산층의 해외투자와 이민수요는 갈수록 커지지만, 집값 급등 등의 문제로 중국인을 원치 않는 나라 또한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2010년 50억달러(약 5조7천억원)였던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2011년 120억달러, 2013년 370억달러, 2015년 800억 달러(약 90조원)로 커져 5년 만에 무려 16배로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억압적인 정치체제, 심각한 대기오염, '백신 스캔들'로 상징되는 보건·식품 안전 문제, 경직된 교육체계,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안감 등에 질린 나머지 더 나은 삶의 질을 찾아 해외투자와 이민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 가격이 너무 치솟아 거품 논쟁마저 불거지면서 더는 국내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대상을 찾기 힘든 것도 이들의 외국행을 부추기고 있다.

    캐나다, 호주, 미국 등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이 중국인들의 투자·이민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렴한 물가와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 가격의 매력에 동남아를 찾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열망에도 이들의 투자와 이민에 '빗장'을 거는 국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호주는 2016년부터 자국 주요 은행들이 호주 내 소득이 없는 외국인에게 부동산 취득용 대출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는 중국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인의 해외투자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질랜드는 올해 들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을 아예 금지했다.

    캐나다는 '캐나다연방 이민투자 프로그램'을 폐지해 부유한 중국인이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하는 데 제동을 걸었다.

    이들 나라의 중국인 투자 제한은 중국 부유층의 '묻지마 투자'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나머지 자국민들의 내 집 마련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캐나다 밴쿠버, 토론토와 호주 시드니, 멜버른 등의 도시는 지난 10년 새 집값이 두세 배로 뛰어올랐다.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두려워해 투자를 제한하는 나라도 늘고 있다.

    지난 8월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조호르 주(州)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추진하는 '포레스트 시티' 인공섬 내 주거시설에 입주하는 외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중국인 이주를 막은 것으로, 마하티르 총리는 국토 일부를 사실상 중국에 팔아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 사업을 줄곧 비판해 왔다.

    중국의 '초강대국 부상'을 원치 않는 미국도 중국인 부유층이 애용하던 투자이민(EB-5 비자) 프로그램을 엄격하게 제한할 조짐을 보인다.

    이들 나라의 투자제한과 중국 당국의 엄격한 외화반출 금지로 해외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인들은 전문 투자 대행업체를 찾고 있으나, 이를 악용한 사기 피해 사례마저 생겨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호주 투자 대행 전문업체인 '오신 차이나'가 갑작스레 문을 닫는 바람에 이 업체에 5천만달러(약 560억원) 가까운 돈을 맡겼던 200여 명의 투자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마저 중국인들의 해외투자 열망을 꺾지 못하고 있다.

    오신 차이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레이먼드 장은 "중국의 어두운 경제 전망에 진심으로 걱정된다"며 "오신 차이나에 맡겼던 돈을 되찾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해외투자를 계속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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