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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일대일로`에 오산?…연안국 친중 정권 잇따라 선거 패배

    몰디브 친인도 후보 승리, 말레이시아도 친중정권 패배

    기사입력 2018-10-08 14:38:26 | 최종수정 2018-10-08 14:38:28
    중국이 최대 대외경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연안 친중정권의 잇단 선거 패배에 당혹해 하고 있다. 중국의 지원이 원인으로 꼽히는 부패와 채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현지 친중정권이 잇따라 선거에서 패배하고 있어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선거에서 승리한 일대일로 연안국 새 정권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르도록 지시하는 한편 경제지원 방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현안에서 중국을 지원할 '우호국'을 붙들어 두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7일 지적했다.

    "중국은 몰디브와 쌍방에 유익한 협력울 추진하고자 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30일 대선에서 승리한 야당 몰디브 민주당(MDP)의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후보에게 보낸 축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직인 압둘라 야민 대통령은 친중정책을 강화, 중국의 지원을 업고 교량과 주택 건설 등을 추진하다 거액의 부채를 떠안은 데다 불투명한 건설자금이 부패의 원천이 됐다는 비판에 밀려 선거에서 패했다. 솔리 후보를 적극 지원한 나시드 전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후 "중국과의 계약사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몰디브는 인도양의 지정학적 요충인 만큼 중국은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선거결과가 나온 9월25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새 정권에 "정책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해 현지 중국기업에 양호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경쟁국 인도와 가까운 새 정권과의 관계유지가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5월 총선에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해온 나지프 총리(당시)가 패했다. 후임자인 마하티르 종리는 재정상의 어려움을 들어 중국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철도건설 등의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8월에 중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총리는 '일대일로'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새로운 식민주의는 바라지 않는다"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면전에서 쐐기를 박았다.





    스리랑카에서도 2015년 친중파 대통령이 패배했다. 신정권은 중국의 융자로 건설한 대규모 항만의 채산이 맞지 않는다면서 개발동결을 요청한 끝에 채무를 면해주는 조건으로 항만을 중국기업에 98년간 빌려주기로 했다. 스리랑카의 사례는 "채무의 덫"으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계감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일련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8월 상대국의 상황과 서민의 이익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협력방법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군사동맹이나 친중국 클럽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달래면서 주변국과의 우호관계 구축을 통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경계감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연안국에서 친중정권이 무너졌다고 해서 '일대일로'가 좌절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파키스탄에서는 7월 총선거에서 여당이 패했지만 새 정권도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인프라 정비에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내정불간섭을 표방하고 있는 중국의 지원은 매력적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측도 시 주석의 핵심정책으로 공산당 규약에 명기하기까지 한 '일대일로' 구상을 지키기 위해 더 교묘한 외교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대일로 연안 64개국에 대한 중국의 직접 투자는 2017년 사상 최대인 201억 달러(약 22조7천431억 원)에 달했다. 올해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한 연구원은 "작은 나라들에게 중국의 경제지원은 국내 정치를 초월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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