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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데타 4주년 맞는 태국, 잇단 반군부 시위에 긴장 고조

    기사입력 2018-05-21 13:48:04 | 최종수정 2018-05-21 13:48:09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지 4년이 된 태국에서 조속한 총선과 민정 이양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라 열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의 정치·시민 단체와 학생 등이 참여하는 '총선을 원하는 사람들'은 군부 쿠데타 4주년이 되는 22일 방콕 시내 탐마삿 대학에서 대규모 반군부 집회를 열기로 했다.

    특히 시위대는 조속한 민정 이양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4년째 집권 중인 군부를 비난하면서 집회 후 정부청사까지 거리 행진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내년 2월로 총선을 미뤄 놓은 군부는 이번 집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잦아진 민정이양 촉구시위가 자칫 이번 집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군부 퇴진운동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9일 방콕 시내에선 이른바 '레드 셔츠'로 불리는 친 탁신 단체 독재저항민주전선연합(UDD)의 회원 수백명이 모여, 2010년 91명의 사망자를 낸 반정부 시위를 기념하고 군부 퇴진을 외쳤다.

    군부 정권은 당국 허가 없이 이뤄지는 집회를 엄단하겠다고 예고하는 한편 시위대 통제에 대규모 경찰 병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또 동시에 정부청사 외벽 50m까지를 시위대 접근 금지 구역으로 선포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부 대변인 역할을 맡은 산센 깨우깜넷 공보청장까지 직접 나서서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산센 청장은 국민 절반이 정치적 불안정이 사라진 현 상황을 반긴다는 최근 공공 여론조사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국민은 시위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고 일갈했다.







    실제로 최근 니다 폴(Nida Poll)이 군부 집권 4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9%는 군부 집권 후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든 요인에 대해 '정치적 불안이 없는 상황'을 꼽았다.

    그러나 국민이 더 불행해진 요인에 대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30.8%가 부진한 경제 정책 성과 꼽았고, 농산품 가격 저조(15%), 비싼 생활비(11.89%), 부패(11.49%) 등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콕포스트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군부가 질서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경제 문제에서만은 공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지 유력 영자지인 '더 네이션'은 군부 집권으로 민주주의 지수는 떨어지고 부패인식지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국방예산이 크게 늘고 개혁작업에 든 비용도 증가했지만, 개혁과 민주화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정치적 분열과 혼란을 이유로 2014년 쿠데타를 일으킨 태국 군부는 2년여의 준비 끝에 지 2016년 8월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성사시켰다.

    개헌을 통해 군부는 총선 이후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250명의 상원의원을 직접 뽑고, 이들을 하원의 총리 선출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게 됐다.

    총리 후보 자격도 비선출직 명망가에게 줄 수 있도록 해 군부 최고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재집권 길도 열었다.







    쁘라윳 총리는 애초 오는 11월 총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으나, 최근 군부가 주도하는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가 정부조직법 입법 과정을 지연시키면서 사실상 총선은 내년 2월로 미뤄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치권에서는 군부가 기존 정당에서 정치인들을 빼가고 있으며, 쁘라윳 총리가 지방을 순회하며 각료회의를 열고 지역 유지 등을 만나면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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