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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면초가` 말레이 전 총리…방산비리·청부살해 의혹도 부상

    기사입력 2018-05-20 18:08:44 | 최종수정 2018-05-20 18:08:56
    대규모 비자금 스캔들로 조사를 받고 있는 나집 라작 전임 말레이시아 총리가 잠수함 도입 관련 비리와 청부살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할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전날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2006년 살해된 자국 출신 여성 모델 알탄투야 샤리이부(당시 28세)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몽골 대통령으로서 나는 몽골 시민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샤리이부가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된 악질적 사건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알탄투야는 2006년 10월 18일 쿠알라룸푸르 고급 주택가에서 납치된 뒤 교외 정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물이다.

    그의 시신은 폭발물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살해범들은 말레이시아 정부 VIP 경호부대 대원들로 드러났다.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2015년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했지만, 범행동기를 명확히 밝히지는 못했다.

    현지에선 알탄투야가 나집 전 총리의 2002년 잠수함 도입사업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관련해 양심선언을 준비하다가 입막음을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말레이시아는 2002년 12억 유로(약 1조5천억 원)를 들여 프랑스 방산업체 DCNS와 탈레스, 스페인 국영조선소인 나반티아로부터 잠수함 3척을 도입했다.

    협상을 주도한 나집 전 총리의 측근 압둘 라작 바긴다(58)는 이 과정에서 1억1천400만 유로(약 1천450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나집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압둘의 내연녀였던 알탄투야는 이 사업에 번역가로 참여했으며, 살해되기 직전 압둘과 금전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유력 언론인 라자 페트라 카마루딘은 나집 전 총리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가 알탄투야 살해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가 재판에 회부되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나집 전 총리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지만, 지난 9일 총선에서 압승해 61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 신정부 내에서는 이미 해당 사건을 원점에서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정부의 실질적 지도자 중 한 명인 안와르 이브라힘은 최근 호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알탄투야 살해범들에 대한 재판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면서 범인들을 법정에 다시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탄투야를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이 확정되기 직전인 2014년 10월 호주로 도주한 전 경호부대 대원 시룰 아즈하르 우마르(46)는 자신을 사면해 준다면 "법정에 출석해 이 사건과 관련한 모든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를 위한 특수임무란 말에 지시에 따라 알탄투야를 살해했다가 모든 책임을 덮어썼다면서, 진범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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