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 일본, 민박 허용 1주일 앞두고 예약 대거 취소 사태

    에어비앤비 `6월15-19일 분 예약 캔슬` 일방 통보

    기사입력 2018-06-11 13:31:22 | 최종수정 2018-06-11 13:31:25
    "출발일이 1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일본 민박예약을 취소당했다. 행선지를 한국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미국 거주 여성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이 여성은 세계 최대 민박 중개 사이트인 '에어비앤비'를 통해 일본에 민박을 예약했다 출발일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NHK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일본 국내에 6월15일부터 19일까지 체크인 하기로 한 민박예약을 취소한다고 지난 7일 전세계 예약자들에게 통보했다. 에어비앤비는 예약을 취소당한 사람들에게 자사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행해 전액을 돌려 주겠다고 밝혔지만 트위터에는 분노와 실망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일본에서는 15일부터 일반 주택이나 맨션의 빈방 유료대여를 허용하는 이른바 민박신법이 시행된다.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신고절차를 거쳐 영업을 할 수 있게 해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시설로 활용한다는 취지에서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게재된 민박 예약건수는 올해 연말까지 15만건에 달한다.

    문제는 이중 상당수가 민박영업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물건이라는 사실이다.

    에어비앤비는 미신고 물건에 대해서는 19일 이후 예약분에 대해서도 체크인 열흘전에 예약을 자동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예약 캔슬의 충격은 민박중개 업체 전체로 번지고 있다.

    "장기간 일본에 머물 계획인데 그 방이 합법적인 민박이냐", "합법이라는 걸 증명할 서류를 제시해 달라"

    도쿄(東京) 시내에 있는 다른 민박 중개사이트 운영회사는 대만과 중국 등지로부터 이런 내용의 문의 메일이 평소의 7배로 폭증, 대처에 애를 먹고 있다.

    민박신법과는 별도로 특구나 여관업법에 따라 허가를 받은 민박 2천여실을 중개 사이트에 올려 놓고 있는 이 회사는 지자체에서 받은 인·허가 번호를 물건에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 합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민박중개 사이트 '스테이 저팬'을 운영하는 '햐쿠렌(百??磨)' 관계자는 "해외여행은 누구에게나 큰 이벤트인 만큼 정말 묵을 수 있는 곳인지 불안해 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예약취소 통보가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이다. 불법민박을 근절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민박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민박신법은 미신고 물건의 중개 사이트 게재를 금하고 있다.

    올해 3월 시점에서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게재된 물건은 6만여건에 이르지만 예약취소 통보를 한 6월7일 현재 전국 지자체에 신고된 민박은 2천건에 불과하다.

    관광청은 "법이 시행되는 15일이후 미신고 물건을 중개하는건 명백한 불법"이라며 업계에 예약을 취소하도록 지시했다.

    민박업자들은 민박영업 신고가 저조한 이유로 지나친 규제를 들고 있다.

    도쿄 신주쿠(新宿)에 있는 맨션의 방 하나를 민박으로 운영하고 있는 40대의 여성은 "신법은 온통 규제뿐이어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싹을 자라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신법은 연간 영업일수를 최대 180일로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영업일수나 구역을 추가로 제한할 수도 있다.

    주거전용지역의 경우 교토(京都)시에서 영업할 수 있는 건 원칙적으로 1월부터 3월까지 2개월여 뿐이다. 도쿄 신주쿠구에서는 주말에만 영업할 수 있다.

    맨션의 경우에는 조례와 별개로 관리규약을 개정해 민박을 금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법 정비가 이뤄지기 전에 민박영업이 확산하는 바람에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내놓는다"거나 "소음이 시끄럽다", "모르는 사람이 동네나 맨션에 어슬렁거린다"는 등의 진정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 여성이 운영하는 민박은 그동안 에어비앤비에 게재돼 1박에 4천 엔(약 4만 원)의 싼 값에 역에서 가까워 1개월 평균 가동률이 80% 이상이었으나 맨션의 관리규약이 금지하는 바람에 영업을 접었다.

    향후 3개월간 10건의 예약이 이미 들어와 있지만 이번 예약취소 사태로 예약한 사람과 연락할 수 있는 사이트 자체를 볼 수 없게 됐다.

    민박문제에 밝은 아즈마 도오루(東徹) 릿쿄(立敎)대학 관광학부 교수는 "신법 시행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행정당국이나 민박업자, 중개사이트 모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민박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도 있지만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필요한 만큼 2-3년 후를 내다보는 비즈니스 육성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매경미디어그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