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 배양육(培養肉) 가능할까?…도심이 "축산" 중심지로

    日 스타트업, 배양육 연구, 우주비행사가 먼저 먹을 듯

    기사입력 2017-12-15 10:20:50 | 최종수정 2017-12-15 10:20:54
    10여 년 후인 2030년에는 도쿄(東京) 같은 대도시의 도심이 대규모 소, 돼지, 닭고기 산지가 돼 있을지 모른다. 목초지가 없어도 무균상태의 빌딩 내에서 고기(肉)의 토대가 되는 세포를 배양해 야채를 수경재배하듯 불고기나 스테이크용 고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상과학소설(SF)에나 나올 법한 배양육(培養肉) 생산이 점차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지난 10월 "너의 간(肝?)을 먹고 싶다"는 제목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왔다. 섬뜩한 사람도 있었겠지만, 닭의 간세포를 배양해 시험적으로 만든 '배양 푸아그라'를 시식하는 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을 만든 사람은 도쿄 시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테그리컬처(integriculture)'사의 하뉴 유키(羽生雄毅. 32) 사장이다. 이 회사는 2015년 SF와 과학, 우주를 좋아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모여 설립했다. 배양육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세포 농업기술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초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기자가 인테그리컬처 연구자가 근무하는 도쿄 신주쿠(新宿)의 도쿄여자의대 첨단생명의학연구소 실험실을 취재했다. 인테그리컬처 연구자는 전달인 11월부터 이 시설에 입주해 도쿄여자의대와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복수의 보안절차를 거쳐 지하 1층에 있는 세포배양실험실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재생의료 연구거점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세포 시트는 중증 심장병 환자 치료에 이용된다. 정말로 "미래의 식량(食)"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회사 기술최고책임자(CTO)인 후쿠모토 게이타(福本景太. 29)와 사업 담당인 모리 류타로(森?太?. 27)의 안내로 실험실을 둘러봤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배양용기(샬레)안에서는 닭의 유정란에서 끄집어낸 간세포가 배양되고 있었다. 인공 만능줄기세포(iPS세포)는 동물의 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어 만들지만, 배양육은 조금 더 간단한 작업이라고 한다. 유정란에서 고기로 키우고 싶은 특정 세포를 끄집어내 배양액에서 증식시켜 고깃덩어리로 만든다.

    문제는 생산비용이다. 배양육 연구가 세계적으로 본격화한 것은 2013년이다. 네덜란드의 한 대학 교수가 1개에 약 3천500만 엔(약 3억3천700만 원)짜리 배양육 햄버거 시식회를 열었다.

    값이 이렇게 비싼 이유는 배양액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인테그리컬처는 배양액의 성분을 바꾸거나 세포가 자라는 환경을 조사해 가격을 외국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아직 푸아그라 1.5g에 몇만 엔(몇십만 원)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가격이다.

    모리씨는 "2030년대에는 다진 고기와 스테이크용 고기의 채산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봄에 3억 엔(약 28억9천만 원)을 조달해 기초기술을 연마하면서 소규모 세포 농업 공장에서 실험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그가 배양육에 매달리는 건 "식육을 얻기 위해 동물을 죽일 필요가 없고 철저한 위생관리가 가능한 데다 가축을 기르는 데 비해 지구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고기 맛은 어떤지 물었다. 이날은 배양이 끝나지 않아 시식은 하지 못했다. 여름에 배양 푸아그라를 먹어봤다는 후쿠모토 CTO는 "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지방의 느낌과 맛도 푸아그라 그대로였다"고 소개했다.

    배양육은 일반 소비자들이 먹기 전에 우주비행사들이 먼저 먹게 될지 모른다. 시미즈 다쓰야 도쿄여자의대 첨단생명의학연구소 소장은 "공동연구의 목표는 우주의 폐쇄된 상태에서 식료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를 우주에서 키우기는 어렵지만, 배양육 공장은 가능할 수도 있다.

    배양육과 함께 우주에서의 이용을 염두에 둔 "3D 푸드 프린터"연구도 추진 중이다. 일반 3D 프린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카트리지에 고기와 야채 등의 식품소재를 투입해 피자나 과자 따위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연구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텍사스주에 있는 한 기업에 출자해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집에서 배양육을 만들어 전자레인지처럼 3D 프린터로 요리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면서 그렇게 되면 슈퍼에서 고기나 야채 판매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배양액과 카트리지가 차지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매경미디어그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