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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갈등 `신냉전`으로 보는 전문가 많다…"전방위 충돌 양상"

    딜런 교수 "펜스 美 부통령의 대중국 비판연설은 신냉전 선언"

    기사입력 2018-12-07 15:11:07 | 최종수정 2018-12-07 15:11:11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충돌이 무역을 넘어 여러 방면에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중간 갈등을 '신냉전'(a new cold war)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블루베이자산관리의 티모시 애쉬 수석전략가는 7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한 '중국과 미국 : 무역전쟁이냐 신냉전이냐'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미국과 중국 간 충돌이 무역문제를 넘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쉬 수석전략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무역갈등 휴전에 합의한 사실을 언급한 뒤 양국 간의 어떤 협상도 '최종 해결책'이나 '평화의 선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역갈등이 미·중간 패권전쟁 과정에서 단지 한 곳의 전선에 불과하다면서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대만, 남중국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을 놓고 전방위적인 충돌 양상을 빚고 있는 점을 상기시켰다.

    애쉬 수석전략가는 양국 간 관계는 '공생적'이기 보다는 '기생적' 또는 '항생적'인 관계, 즉 중국이 글로벌 패권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을 죽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중간에 무역갈등에 대한 단기적인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의 장기적인 경쟁이나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미국과 구(舊)소련 사이에 40년 이상 진행됐던 '냉전'(cold war)을 상기시켰다.

    오랜 냉전을 거치면서 미국과 소련은 상대방의 레드 라인을 알게 됐지만, 이는 베를린 봉쇄(1948년), 쿠바 미사일 위기(1962년), 소련의 헝가리 침공(1956년), 프라하의 봄(1968년) 등 역사적 사건을 통해 대가를 치른 뒤였다고 애쉬 수석전략가는 강조했다.

    레드 라인은 협상 시 한쪽 당사자가 양보하지 않으려는 쟁점이나 요구를 의미한다.

    미국과 소련은 쓰라린 역사적 경험을 통해 1980년대 균형감을 찾게 됐다.

    하지만 양국 간 균형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주도한 군비경쟁으로 다시 깨졌다.

    이후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에 맞섰으나 경제가 무너지면서 구소련은 붕괴한다.

    결국, 미국은 소련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냉전'은 종식된다.

    애쉬 수석전략가는 미국과 중국 간의 신냉전에서도 일방이 상대방의 레드 라인을 건드리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위기 상황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데이비드 츠바이그 홍콩과기대 사회과학 주임교수는 6일 FT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대규모 기술전쟁 속의 소규모 전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을 놓고 벌이는 싸움은 더 큰 기술전쟁 속의 단지 소규모 전투에 불과하다"면서 "기술전쟁은 기술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글로벌 패권국인 미국과 떠오르는 도전자인 중국 간의 기나긴 투쟁"이라고 규정했다.

    또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더글러스 딜런 교수는 지난 10월 13일 FT 기고문을 통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대중국 비판연설이 사실상 중국과의 신냉전을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펜스 부통령은 같은 달 4일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에 대해 '도둑질'(thef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딜런 교수는 펜스 부통령의 연설에 대해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수년 동안 싸움을 걸어온 데 대해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저명한 경제학자인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선임연구교수도 지난 9월 7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연례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전쟁에서 출구전략이 없는 것 같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신냉전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인인 민신페이 미국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도 이 회의에서 미 중간에 진행되고 있는 무역갈등의 양상을 볼 때 미국과 중국이 이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든 것 같다고 진단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염려하면서 결국 두 강대국이 전쟁을 하게 된다는 이론으로,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이자 장군인 투키디데스가 쓴 책에서 유래했다.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기존 강국이었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를 견제하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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