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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통신]`100% 육박` 日 대졸취업률의 시사점

    구인난 시달리는 일본기업
    내년 봄 졸업예정자 대상 스카우트 등 인재확보 치열
    인구감소만으론 설명 안되는 기업실적과 우수 中企 덕
    취업난 한국과 극명히 대비

    기사입력 2017-03-20 17:28:20 | 최종수정 2017-03-23 11: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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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기업들은 지난 3월 1일부터 일제히 취업설명회에 돌입했다. 내년 봄 대학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치열한 인재 확보전이 시작된 것이다. 3개월 동안 설명회를 한 후 6월 면접을 거치면 내년 봄 졸업 예정자들의 직장은 거의 정해진다.

    지난해 대졸자 약 55만9000명 가운데 취업자는 약 41만8000명으로 취업률 74.7%(후생노동성 조사방식)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등을 뺀 취업 희망자의 취업률은 97.3%(문부과학성 조사방식)에 달한다. 한마디로 일하고 싶은데 직장 못 잡는 일은 없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우수 인재를 다른 기업에 빼앗기지 않는 것이 지상 과제다. 공채 지원자만 앉아서 기다리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타깃 학생을 미리 정해 스카우트하는 채용 방식이나, 자사 직원들과 잘 아는 학생들을 구슬리는 리버럴 채용 방식이 급속히 퍼지는 이유다. 인사담당자들이 일단 채용이 끝난 학생에게 다른 기업을 기웃거리지 못하도록 협박하는 '오와하라(끝났다와 희롱을 결합한 일본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대졸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가 돼 버린 한국과 워낙 대비되다 보니 일본의 취업시장 모습은 한국에도 자주 소개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늘 반론이 따라붙는다. "일본은 인구가 줄어서 그렇다. 우리도 머지않아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처럼 된다."

    일본의 인구구조를 보면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진 않다. 은퇴를 시작하는 60~64세 인구는 845만명(작년 10월 1일 추산치)으로 취업 대상자인 20~24세 596만명보다 무려 250만명가량 많다. 최근 3년간 생산가능인구만 300만명 이상 줄었다.

    그러나 인구구조만으로 일본이 미국에 필적하던 1980년대 말 수준의 요즘 취업률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포함된 65~69세 인구는 964만명에 달한다. 지금 취업률은 이들 단카이 세대가 은퇴할 때보다 더 높다.

    결국 인구구조에다 4년 이상 전방위적으로 추진해온 아베노믹스가 더해졌다고 봐야 한다. 아베노믹스 이후 실적 개선으로 도쿄증시1부의 시가총액 1조원(약 1000억엔) 이상 기업은 무려 780여 개로 한국의 4.6배에 달한다. 대기업과 임금 차이가 별로 나지 않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비상장 중소기업이 즐비한 것을 감안하면 질 좋은 일자리 차이는 더욱 크다. 생산가능인구가 급속히 줄었지만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사상 최고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은 잃어버린 20년 동안에도 투자·소비(임금인상)의 원천인 기업이 쓰러지지 않고 버틴 결과다. 저출산 악몽이 저절로 질 좋은 취업 보너스를 던져주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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