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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에서 로켓까지…커지는 고베제강 쇼크

    철분제품 데이터 조작 추가발견
    자회사도 조작…파문 확산
    "사실상 품질관리 전무" 비판

    기사입력 2017-10-11 18:08:59 | 최종수정 2017-10-13 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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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3위 철강업체인 고베제강의 조직적인 품질 데이터 조작 사건의 충격과 파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에어컨부터 로켓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데다 추가적인 데이터 조작도 드러나고 있다.

     고베제강의 추가 조사 결과 품질 데이터 조작이 당초 알려진 알루미늄과 구리 외에 철분 제품에 대해서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 일본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이 외에도 고베제강의 성분 분석 등을 담당해온 자회사에서도 품질관련 데이터를 조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베제강 그룹 전체에서 품질관리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추가로 데이터조작이 드러난 철분은 차량과 가전제품의 부품 생산에 활용된다. 현재까지는 고객사 한곳에 납품한 철분에서 데이터 조작이 발견됐으나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일본 언론들의 전망이다. 고베제강은 철분제품을 비롯해 전체 제품을 대상으로한 데이터 조작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고베제강 사태는 소재산업의 특성상 부실 제품이 총 200여개 고객사를 거쳐 다양한 품목 생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10월 10일자 A10면 보도)

     심지어 해외 수출용 제품에도 쓰인 것으로 나타나 일본 제품의 국제 신인도에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히타치가 현재 영국에서 생산 중인 고속철이다. 고속철을 원전과 함께 대표 수출상품으로 만들려는 일본 정부의 입장도 곤혹스럽게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함께 신칸센으로 이동하는 등 고속철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었다.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더라도 일본 정부와 일본산 고속철의 위상 하락은 불가피하게 됐다.

     고속철 뿐 아니라 항공기용 제품에도 사용된 것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문제의 제품이 일본기업을 거쳐 보잉 등에도 납품됐다"며 "해외 당국과 연계해 일본에 취항하는 항공기에 대한 안전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컨과 같은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물론 방산제품까지 불량 소재가 쓰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품질 일본'에 대한 일본인들의 자존심도 크게 구겨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자위대가 사용하는 물품에도 불량 소재가 들어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쓰비시중공업이 10일 쏘아올린 로켓에도 불량소재가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양의 불량제품을 쓴 회사는 도요타·혼다·닛산·미쓰비시자동차·마쓰다·스바루 등 일본 완성차 7개사다. 이들 업체의 보닛 제작에 불량품이 사용됐다. 현재 이들 기업들은 현재 안전성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고 있으나 최악의 경우 리콜을 해야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만일 리콜이 이뤄지면 관련 비용을 고베제강이 모두 부담해야하는만큼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회사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고베제강은 100% 자회사인 부동산개발회사 '고베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싸늘해진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고베제강의 주가는 닛케이지수가 2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1일에도 17% 이상 폭락했다.

     고베제강은 알루미늄등 일부 제품에서 데이터 조작이 있다는 내부제보가 접수된 후 1개월간 조사한 결과를 지난 8일 밝혔다. 고객사 요구 기준에 미달하는 강도의 제품이 생산되자 품질 조사 데이터를 조작해 정상제품인 것처럼 속이고 고객사에 납품했다며 사죄했다. 대상 제품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4개 공장에서 생산한 알루미늄소재 1만9300t, 구리(동) 제품 2200t, 알루미늄 단조제품 1만 9400여개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품질 데이터 조작했으며 이 과정에는 관리직의 묵인하에 수십여명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 도쿄 = 정욱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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