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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소비자 지갑도 열었다 日GDP 5분기 연속 성장

    설비투자 이어 소비도 반등…GDP 11년만에 최장기간 증가
    엔고에도 체질 강해진 기업들…2년연속 최고 순이익 거둘듯

    기사입력 2017-05-18 17:45:11 | 최종수정 2017-05-22 18:22:15
    날개 단 아베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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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다섯 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이는 2005~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당시 여섯 분기 연속 성장 증가에 이어 전후(戰後) 두 번째로 긴 연속 성장이다. 잠재성장률이 0%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완연한 경기 회복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4년 반 동안 쉼 없이 추진해온 아베노믹스를 발판 삼아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1분기(1~3월)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5%(연율 2.2%)를 기록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0.4%(연율 1.8%)를 웃도는 수치로 지난해 1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일본 경제가 다섯 분기 이상 플러스 성장을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고이즈미 내각 때 여섯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이다.

    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개인소비와 수출이다.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0.4% 늘었다. 작년 4분기 0.0%였던 개인소비는 0.4%로 반등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성장을 이끌었던 기업의 설비투자에 이어 소비까지 살아나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타고 수출도 2.1%나 증가했다. 특히 전자부품, 기계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수출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게 성장 기반을 탄탄하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10년 동안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해지고 한 해 30만명에 가까인 인구 자연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일본은행(BOJ)은 지난 4월 경기 판단을 '완만한 회복'에서 9년 만에 '완만한 확대'라고 수정하기도 했다. 잠재성장률 0%대의 일본 경제는 한 분기가 플러스면 다음 분기는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를 반복해왔지만, 최근 들어 고착화된 패턴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경기가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은 2012년 말 아베 신조 2차 정권과 함께 시작된 아베노믹스가 4년 반 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되면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아베 정부의 강력한 경제정책이 미국과 신흥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조짐과 맞물리면서 상승작용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BOJ의 양적완화, 정부의 재정 확대라는 돈풀기와 경제 체제에 대한 구조개혁을 결합한 아베노믹스는 기업 실적 개선을 통한 투자, 임금 인상(소비 확대)이 핵심이다. 동시에 법인세 인하, 일하는 방식 개혁, 여성 인력 등용, 농업·의료 개혁 등 전방위적인 구조개혁으로 20년 넘게 지속돼온 디플레이션 심리를 깨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아베노믹스 초기엔 결국 돈풀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엔고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9191억엔이나 증가한 21조8196억엔으로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노믹스 초기 가파르게 진행되던 엔저가 지난해부터 엔고로 방향을 틀었지만 발 빠른 산업 구조조정과 기업 체질 개선 덕분에 돈 버는 능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내각부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엔화값 수준을 조사한 결과 평균 달러당 100.5엔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103.2엔보다 2.7엔 낮아진 것으로 엔고도 견딜 만한 내성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BOJ의 양적완화 규모도 연 60조엔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나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도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은 설비투자 증가, 취업 확대와 임금 인상에 따른 소비 개선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3월 실업률은 2.8%,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 기업)은 1.45배로 모두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경기 분위기를 호전시키는 데 작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4월에만 외국인 관광객이 257만명에 달해 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깼다. 아베 정권은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약 27%에 달해 사회보장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GDP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소비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은 넘어야 할 산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파격적인 이민 정책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도 구조개혁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 4년 반 동안의 아베노믹스 성과를 감안할 때 아베 신조 총리가 2020년을 넘어 9년의 초장기 집권을 하게 될 경우 일본 경제는 상당한 수준의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생산인구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올해 들어 여성 인력 활용과 재택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일하는 방식 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꼽고 과감하게 추진해나가고 있다. 농업·의료 등 오랜 기득권층의 규제를 깨 신산업을 육성하고, 전략특구 등을 지정해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암반 규제를 깨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생산성을 높여 기업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도 총력을 펴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서울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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