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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차공유 막힌 韓벤처 대신
    네이버·미래에셋 그랩 키운다

    기사입력 2018-08-03 19:56:19 | 최종수정 2018-08-13 23:40:00
     네이버가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동남아시아 승차공유 업체 그랩에 1억5000만달러(약 1689억원)를 투자한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지난 3월 조성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 첫 투자처로 그랩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그랩은 동남아 8개국 500개 도시에서 서비스하는 동남아 승차공유 1위 업체다. 동남아 최초 1억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올해 매출액은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랩은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소프트뱅크,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투자한 곳이다.

     그랩은 승차공유 우버를 뛰어넘는 확장성으로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랩은 동남아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와 음식 배달 사업 전부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수·합병 규모가 동남아에선 사상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의 승차공유와 O2O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투자"라며 "앞으로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다양한 전략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최대 승차공유업체 그랩이 최근 선보인 그랩셔틀. <사진제공=그랩>
    ▲ 동남아 최대 승차공유업체 그랩이 최근 선보인 그랩셔틀. <사진제공=그랩>


     이번에 그랩에 투자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는 두 회사가 전자상거래, 헬스케어, 유통 등 미래 기술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50%씩 출자한 1조원 규모 펀드다. 두 회사는 이 펀드가 투자한 곳은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IT업계에서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의 선택을 받는 곳이 어디일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그 첫 기회는 동남아 승차공유 업체 그랩에 돌아갔다.

     국내 스타트업계에서는 한국은 승차공유시장이 택시업계와 갈등, 각종 규제로 인해 정체되고 있는 반면 동남아 승차공유시장에는 국내 투자까지 몰리고 있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앞서 네이버와 미래에셋 합작 펀드인 '신성장기술 펀드'는 SK 등과 함께 지난해 국내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에 22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풀러스는 출퇴근시간 외에도 카풀 서비스를 확장하려 했지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제지당하면서 서비스가 위축돼 최근 직원을 70%까지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겪게 됐다.

     이렇게 국내 승차공유시장은 규제로 인해 투자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매몰되는 가운데, 국내 투자사들은 국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미래에셋은 국내는 각종 규제로 시장이 위축되고 성장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까 결국 국외로 눈을 돌린 것 같다"면서 "국내 유망 기술 스타트업은 투자를 못 받아 위축되는 동안 국외 스타트업만 급성장하게 돼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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