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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통신]`포스트 북핵` 협상이 필요하다

    中, 김정은 체제 붕괴 땐 자국 안보까지 피해 예상
    결국 對北제재 동참 안해
    韓·美, 中의 걱정 덜어줄 새로운 설득전략 세워야

    기사입력 2017-09-25 17:38:26 | 최종수정 2017-09-28 15: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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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다시 한번 북한 김정은 정권의 생명 연장을 택했다. 지난 3일 북한 6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에서 전면적 석유금수 조치에 반대해 반쪽짜리 제재로 만들어버렸다. 중국 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해석은 중국 지도부가 '핵을 가진 북한'과의 적대 관계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손으로 김정은 체제의 명줄을 죌 경우 향후 북한이 미국과 양자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서면 중국만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것.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도 북한에 대한 치명적 제재를 가하지 않는 이유는 한반도 정책에서 현상유지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건 미사일을 쏘건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고 중국 국익을 위해선 한반도의 현상유지, 즉 북한이 주한미군의 저지선 역할을 해주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점잖게 타이르면서 한국의 사드 배치에는 욕설 수준의 사설을 쓰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도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주장하면서 정작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오기 위한 특사 파견 등의 활동은 손 놓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광분하는 중국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중국에 대해 착각을 해왔음을 일깨워준다. 한반도 통일이 낙후된 동북지역 경제를 부흥시켜 중국도 결국 협조할 거라는 착각이다. 중국의 본질은 공산당 일당 독재 국가다. 정권 안보를 가장 중시한다.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북한을 관리하면 민주주의 체제 유입과 미군의 진격을 막아줄 완충지대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핵문제가 종착역을 향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김정은 체제가 무너지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주한미군이 북중 접경까지 올라온다면 중국 공산당은 경험하지 못한 체제 위기에 맞닥뜨릴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중 설득 노력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중국이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을 폐기하더라도 정권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한·미·중 3국 간에 사드 배치와 대북 제재를 넘어서는 더 큰 틀의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석학들도 금기시됐던 얘기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미국 외교의 대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북한 정권 붕괴를 전제로 한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중국과의 '빅딜'을 제안하고, 자칭궈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장이 북한 난민 통제와 한반도 새 정부 구성 방안 등 '포스트 북핵' 논의 필요성을 주장한 게 대표적이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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