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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기 지난 미얀마 다시 기지개···中·日은 실리 챙겼다

    문민정부 출범후 내치에 주력
    日주도 틸라와 특별경제구역
    中은 차욱퓨 항구에 통큰투자

    기사입력 2017-07-24 17:30:50 | 최종수정 2017-08-03 11:12:04
     2016년 9월 공식 출범한 미얀마 최초의 특별경제구역(SEZ) 틸라와 SEZ로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일본 주도로 만들어진 틸라와 SEZ는 현재 2단계 조성 부지에 입주 기업 모집에 나서고 있다. 사진/문수인기자
    ▲  2016년 9월 공식 출범한 미얀마 최초의 특별경제구역(SEZ) 틸라와 SEZ로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일본 주도로 만들어진 틸라와 SEZ는 현재 2단계 조성 부지에 입주 기업 모집에 나서고 있다. 사진/문수인기자
    "하루에 서너팀씩 상담을 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서너팀만 상담을 합니다."

     안재용 코트라 양곤 무역관장은 아웅산 수지 정권 출범 후 1년만에 달라진 현지 한국 기업들의 투자 분위기를 이처럼 전했다.

     비단 한국 뿐만 아니다. 54년 만에 군사독재 정권을 종식시키고 문민정부가 출범한 미얀마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쟁을 벌였던 일본과 중국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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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지난해 3월 30일 미얀마 신정부가 들어서자마자 6일만인 4월 5일 왕이 외교부장을 보낼 정도로 발빠르게 움직였다. 당시 왕이 외교부장의 미얀마 방문은 현 정부가 맞이하는 첫 해외 손님이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국가의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수지 국가고문겸 외교장관은 중국을 자신의 첫 해외 순방지로 정했다. 중국에 한박자 뒤진 5월에 미얀마를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아웅산수지 장관과 회담에서 "민간 부문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적극 구애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양국의 대 미얀마 열정은 지난 1년간 많이 식은 모습이다.

     미얀마 투자기업관리국(DICA) 자료에 따르면 미얀마 회계년도 기준 2015~2016년 33억2000만달러에 달했던 중국의 투자는 2016~2017년 4억40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미얀마 투자 상위 49개국의 2015~2016년 전체 투자 규모도 94억8000만 달러 였지만 2016~2017년에는 66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이처럼 세계시장에서 미개척지이자 기회의 땅으로 부각됐던 미얀마 투자가 예상과 달리 신정부 출범 1여년 만에 열기가 이처럼 식은 것은 애초 기대감이 너무 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미얀마 문민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인책등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아웅산수지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의 정책 1순위는 '경제'가 아니라 '내부 안정'이었다. 반군, 소수민족과의 평화회담을 국정 최우선 순위로 삼으며 경제는 뒷전으로 밀렸다. 이와관련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미얀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5년 7.3%에서 2016년 6.4%로 둔화됐다.

    하지만 미얀마를 향한 외부의 투자 열기가 꺽였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개혁·개방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데다 서구사회의 경제제재가 점차 풀리면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많다. ADB는 올해 미얀마 경제가 7.7%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관련 중국와 일본은 원유, 가스 등 풍부한 지하자원과 동남아와 서남아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잡은 미얀마를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고 '실리'를 챙기는 행보를 차근차근히 하고 있다. 최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틸라와 특별경제구역은 2단계 부지 판매에 나섰다. 1단계 부지 판매가 거의 완료되자 2차 조성 부지에 기업 유치를 위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특히 2단계 부지 가격을 1차에 비해 올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1㎡당 75 달러였던 가격을 85달러 부터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가격 인상폭은 그만큼 기업들 대기 수요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틸라와 1차 조성 부지에 들어선 기업은 90여개로 이중 일본 기업이 50여개고 한국기업도 6 곳이 자리를 잡았다. 틸라와의 경우 일본이 개발부터 판매 운영까지 모든것을 담당하고 일본의 지분은 49%, 미얀마측이 51%다.

     중국도 이에 뒤지지 않은 행보를 보인다. 오히려 일본보다 더 노골적으로 미얀마서 자국 이익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 가스전이 있는 차욱퓨 항구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차욱퓨 일대도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돼 미얀마 정부가 의욕적으로 외자유치를 꾀한 곳으로 중국은 이곳을 일대일로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국유기업인 중신그룹(CITC)이 미얀마측과 차욱퓨 항구의 지분매입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CITC는 이곳 지분을 80% 이상확보하려 하고 있다. 애초 미얀마측은 35%정도의 지분을 넘길 전략으로 협상에 임했지만 중국측의 자금력에 밀리는 분위기다. 중국측이 차욱퓨 항구에 집중하는 것은 이곳을 통하면 말라카해협을 통하지 않고서도 에너지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몬 테이 싱가포르 국제문제연구소(SIIA) 소장은 "틸라와의 경우 제조업 중심으로 미얀마측의 경제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없지만 차욱퓨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면서 "차욱퓨 항구 운영권은 미얀마 에너지의 안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시 소장은 "틸라와와 차욱퓨를 향해 다가가는 일본과 중국의 접근법은 양국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본은 중국에 비해 미얀마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등 정교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아웅산수지 외교장관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향후 5년 동안 70억 7000만 달러(8조130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아웅산수지 장관이 애쓰는 평화협상을 위한 4000억원의 자금 지원도 포함됐다. 중국은 이와 반대로 차욱퓨 지분 확보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미얀마의 사정은 크게 게의치 않는 분위기다.

     우리도 중일의 대 미얀마 투자 공세 속에 나름 애를 쓰고 있지만 규모 등에서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달 16일 미얀마 건설부와 양곤 인근에 237ha 크기의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것은 눈여겨 볼만한 성과다. LH가 해외에서 조성에 나서는 최초의 산업단지로 그만큼 미얀마의 성장성에 베팅을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LH관계자는 "단순히 선언적 의미가 아닌 어느 정도 구속력이 있는 MOA를 체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미얀마 정부가 도로 등 인프라 건설을 맡는 등 실질적 액션플랜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LH도 틸라와의 경우처럼 특별산업단지로 부지를 조성하려고 했지만 면적이 작아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의 대 미얀마 공략법은 중·일과는 큰 차이가 있다. 중·일은 하나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전 국가기관이 유기적인 협조하에 뛰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국회 외교특임대사로 있는 이백순 전 미얀마 대사는 "화력면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리는 개별적으로 뛰지만 일본은 범국가적으로 나서는게 눈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얀마 등 제 3세계의 경우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무상원조등 뒤따라야 할 것들이 많다"면서 "이런 것들이 체계적으로 되지 않으면서 여러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점에서 아웅산 수지 장관이 중국과 일본은 방문을 했지만 아직 우리를 찾지않은 것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특히 아직까지 미얀마 대사가 여전히 공백인 것은 우리에게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 대사는 "우리가 중일을 따라 갈수는 없지만 우리만의 제 3세계 공략법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면서 "과거 대외장관회의처럼 하나의 현안에 대해 각 부처가 종합적으로 민첩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수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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