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현장

  • 막 오른 마닐라공항 확장 건설 수주전
    필리핀 재벌기업 경쟁 후끈

    아얄라그룹 "사상 최대 컨소시엄 구성해 리모델링"
    산미구엘 "마닐라 잇는 고속도로 건설해 새 부지에 신공항"
    SM 등 필리핀 3대 재벌기업 수주전 경쟁 치열
    연착·긴 대기시간·시설 노후 `최악의 국제공항` 오명 벗을 수 있을지 주목

    기사입력 2018-02-27 17:45:13 | 최종수정 2018-03-13 20:12:07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있는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마닐라 국제공항) 확장 건설 수주전의 막이 올랐다.

     마닐라불리틴 등에 따르면 필리핀 대표 재벌기업들이 마닐라 국제공항 확장 건설 사업을 따내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닐라 국제공항은 극심한 포화 상태로 '최악의 공항'으로 꼽힌다. 필리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비행기를 타는 국내 여행객이 늘고 필리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해 공항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시설 확충에 손을 거의 못 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닐라 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4200만명으로 수용 가능 규모를 30%가량 초과했다. 게다가 활주로가 2개뿐인데 그마저도 교차돼 있어 비행기 이착륙이 지연되다보니 연착은 일쑤고, 출입국심사를 받으려면 1~2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터미널 간 연결통로가 없어 환승도 불편하다.

     필리핀 최대 재벌 중 하나인 아얄라그룹은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분야에 강점이 있는 메트로퍼시픽인베스트먼트와 얼라이언스글로벌그룹, 식품업체인 JG서밋홀딩스 등 총 6개 기업과 역대 최대 컨소시엄을 구성해 마닐라 국제공항 확장 건설 계획안을 최근 정부에 제출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아얄라그룹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총 3500억페소(약 7조2000억원)를 투입해 현재 외딴섬처럼 떨어져 있는 터미널 4개를 연결하고 이 가운데 2개는 대폭 확장한다. 활주로도 추가로 신설한다. 이 같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치면 연간 공항 이용객 수는 3100만명에서 1억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아얄라그룹 측은 설명했다. 컨소시엄은 동남아시아 최고 공항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운영사와 손잡고 35년간 마닐라 공항을 운영한 뒤 필리핀 정부에 넘길 계획이다. 아얄라그룹 관계자는 "창이 공항, 태국 수완나품 국제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공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필리핀 재벌기업인 산미구엘은 아얄라그룹의 공룡급 컨소시엄에 맞서 마닐라 북부 불라칸주 연안에 신공항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마닐라 국제공항 주변에 크고 작은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확장성이 없는 만큼 아예 새 용지에 공항을 건설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산미구엘은 2500㏊ 용지에 활주로 4개를 신설하고 신공항과 마닐라를 잇는 새 고속도로를 깔겠다는 개발안을 발표했다. 사업비는 총 7000억페소(약 14조원)가 예상되는데 모두 산미구엘이 부담한다. 산미구엘은 신공항을 50년 운영한 뒤 정부에 반환할 계획이다.

     필리핀 최대 부동산 기업인 SM도 출사표를 던졌다. SM 역시 아얄라그룹처럼 몇몇 현지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마닐라 남부 카비테주의 바다를 매립해 신공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업비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립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대형 건설사인 메가와이드도 조만간 마닐라 국제공항 재개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메가와이드는 마닐라 북부지역 클라크 국제공항 확장공사를 수주한 경험이 있다. 특히 필리핀 최대 연기금인 국부펀드(SSS)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자금력까지 갖췄다. 메가와이드가 이번 수주전의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필리핀 정부는 기업들이 제출한 개발 계획을 토대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에 개발안을 가장 먼저 제출한 산미구엘이 수주전에서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22년 임기 말까지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아직 마닐라 국제공항을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확장할 것인지 등 기본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실제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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