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현장

  • 泰,"메콩강 자본시장 키우자"
    내년 新시장 창설

    태국증권거래소, 2019년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전문시장 개장…다음달 CLMV 지수 출시
    싱가포르거래소 따라잡고…메콩강 경제권 맹주 굳히기

    기사입력 2018-02-22 18:51:41 | 최종수정 2018-03-16 23:40:32
    태국증권거래소가 후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인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이하 CLMV) 기업을 위한 새로운 주식시장을 창설한다. 태국과 CLMV 등 총 5개 국가는 동남아의 최대 하천인 메콩강 주변에 위치해 있어 '메콩강 경제권'이라고 불린다. 태국이 자본시장을 키워 메콩강 경제권의 맹주(盟主)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태국증권거래소는 내년 CLMV 기업들이 상장하는 전문 시장을 개장한다. 태국에 '메콩강 주식시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태국증권거래소는 아세안 후발주자인 CLMV 기업들의 자본 규모를 감안해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출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 중이지만 3년치 재무정보 공개와 외부 감사 대상에서 빼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를 공시할 때 각국 회계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태국거래소 상장사 요건인 소수 주주 600명, 순이익 3000만 밧(약 10억원), 시가총액 15억 밧(약 514억원)이상 등도 완화할 방침이다.

     태국거래소는 이르면 3월 말 CLMV에서 매출의 10% 이상을 올리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산출한 새 지수도 출시한다. 국가별 알파벳 앞 글자를 딴 'CLMV 지수'다.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은 지난해 4분기(10~12월) 결산을 토대로 선정할 예정이다. 태국거래소는 "'메콩강 종목'으로써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거래소는 이번 기회에 동남아 증권거래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싱가포르증권거래소를 따라잡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국제증권거래소연합에 따르면 아세안 10개 회원국 가운데 태국거래소 규모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상장사 수로 봐도 태국(688곳)은 말레이시아(904곳)와 싱가포르(749곳)에 이어 세번 째로 많다.

     CLMV 기업들은 거버넌스나 감사체제 수준이 떨어져 싱가포르 거래소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다른 건 몰라도 성장 잠재력이 큰 CLMV 기업에 거래소 빗장을 활짝 열어줌으로써 태국 자본시장을 키우려는 것이다.

     CLMV는 각각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워낙 규모가 작아서 돈이 잘 돌지 않는다. CLMV 거래소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태국 거래소의 3분의1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얀마의 양곤 거래소는 법률이 바뀌는 오는 8월까지 외국인은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태국 거래소의 이번 조치는 메콩강 경제권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해 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6개국에 걸쳐 흐르는 동남아 최대 하천(4350㎞)이다. 메콩강을 끼고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 5개 나라를 가리켜 메콩강 경제권이라고 부른다. 2억36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한반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크기, 풍부한 천연자원과 6~7%대의 경제 성장률 덕분에 전 세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은 태국의 경제력이 우위여서 메콩강 경제권은 태국 화폐를 따서 '밧 경제권'이라고도 하지만 최근 1억명의 내수시장과 외자 유치를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는 베트남이 가까운 미래에 맹주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위기감 속에 태국이 거래소 시장 확장에 나섰다는 것이다. 태국거래소 관계자는 "메콩강 경제권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핵심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매경미디어그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