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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부자 `주식+채권 펀드` 꽂혔다

    기사입력 2013-06-07 07:05:04 | 최종수정 2013-06-07 07:05:04
    첵랍콕 국제공항이 위치한 홍콩 란타우 섬의 부촌인 ’디스커버리 베이(Discovery Bay)’에 사는 릭 씨는 최근 인도 주식에 투자했다. 그는 상반기 일본 주식에 투자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주식 시장도 매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눈여겨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채권 투자에 푹 빠져 있던 홍콩 부자들이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올 들어 미국의 경기회복 움직임과 일본의 엔화약세 정책에 힘입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들썩였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만난 해리슨 호(Harrison Ho) 노무라 아시아태평양 웰스매니지먼트 대표는 "지난 몇 년간 홍콩에서는 주로 채권 투자에 돈이 들어왔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 6개월 동안 주식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며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 성향이 뚜렷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 수익률이 다소 낮아졌지만 신용 리스크가 줄어든 하이일드 채권, 홍콩에서 발행되는 딤섬 채권 등에 대한 홍콩 부자들의 선호 경향은 여전하다.

    홍콩 부자들이 주식과 채권 투자에 함께 관심을 가지면서 최근 홍콩 금융가에서 눈에 띄게 많이 팔리는 상품이 ’주식채권혼합형 인컴(Income) 월지급’ 펀드다. 주식 배당과 채권 이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가면서 주식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JP모건의 ’아시아퍼시픽인컴’ 펀드에는 연초 이후 지난 4월 말까지 360억홍콩달러(약 5조2547억원), 슈로더의 ’아시안에셋인컴’ 펀드에도 연초 이후 220억홍콩달러(약 3조2124억원)의 뭉칫돈이 각각 들어왔다.

    2001년 처음 설정된 JP모건 아시아퍼시픽인컴 펀드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순자산이 67억홍콩달러(약 9774억원)였지만 올 들어 5조원 넘는 돈이 새롭게 유입된 것이다. 슈로더 아시안에셋인컴 펀드 역시 20011년 6월 설정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년반 동안 184억홍콩달러(약 2조6944억원)가 유입됐지만, 올 들어 불과 4개월 만에 이보다 많은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들어왔다.

    이들 펀드는 주로 아시아 지역의 배당주와 고수익 채권에 7대3 내지 6대4의 비율로 투자한다. 올 상반기 아시아 증시가 선전한 덕분에 두 펀드 모두 연초 이후 1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다 보니 대다수 투자자들은 월지급 형태로 가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1년부터 월지급 펀드가 인기를 끌기 시작해 지난 4월 말 기준 누적 설정액이 1조7000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다만 국내 월지급식 펀드의 86%는 해외채권형에 쏠려 있다. 전 세계적으로 채권 투자의 매력이 주식 대비 떨어진 시점에서 홍콩 부자들 사이에서 주식혼합형 월지급 펀드의 흥행은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홍콩에 주재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식 배당과 채권 이자 등 인컴 수익을 월지급식으로 받는 펀드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며 "한국과 달리 주식 비중이 채권보다 높은 게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홍콩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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